모리스 씨의 눈부신 일생

판매개시일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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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장편소설
베스트셀러
앤그리핀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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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앤 그리핀 옮긴이│허진 발행일│2023년 11월20일 ISBN│ 979-11-91114-52-2 03840 판형│128*188mm (무선) 쪽수│328쪽 정가│16,800원
결국엔, 되돌아보게 되는 사랑이 있다
마음속 깊은 곳 간직했던, 기어코 삶을 견디게 한 사랑
모리스 씨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_봉태규(배우)
이야기는 바로 이렇게 하는 것이다”_ 세실리아 아헌(소설가, 『PS. 아이 러브 유』)
사랑과 외로움, 기쁨과 슬픔, 후회와 연민이 뒤섞인 강력한 페이지터너
_아일랜드 독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은 베스트셀러
『모리스 씨의 눈부신 일생』은 아일랜드 소설가 앤 그리핀의 데뷔작으로, 출간된 2019년에 아이리시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으며, 작가는 이 작품으로 아일랜드 북 어워드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2021년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도 올랐던 앤 그리핀은 현재 영미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그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모리스 씨의 눈부신 일생』은 주인공 84세 모리스 해니건이 더블린 근교 호텔 바에 홀로 앉아 인생에서 가장 특별했던 다섯 명에 대해 하룻밤 독백으로 풀어내는 작품이다. 평생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줄 몰랐던 모리스 씨가 애써 덤덤하게 털어놓는 사랑과 그리움은,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 가슴 시린 여운으로 남는다.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고 이별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끝내 꺼내지 못하는 마음도 있다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을 잃기 전까지는 아무도, 정말 아무도 상실을 몰라. 뼈에 달라붙고 손톱 밑으로 파고드는 마음 깊이 우러나는 사랑은 긴 세월에 걸쳐 다져진 흙처럼 꿈쩍도 안 한다. 그런데 그 사랑이 사라지면…… 누가 억지로 뜯어간 것 같아. 아물지 않은 상처를 드러낸 채 빌어먹을 고급 카펫에 피를 뚝뚝 흘리며 서 있는 거야. 반은 살아 있고 반은 죽은 채로, 한 발을 무덤에 넣은 채로 말이다.
_본문 264쪽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이는 누구인가요?
잊을 수 없는 다섯 사람에게 건네는 다섯 번의 달콤 쌉싸름한 건배
나는 크림 같은 거품이 기울인 술잔 가장자리에 닿을 때까지 맥주를 따른 다음 가만히 둬. 주변을 둘러보며 오늘 하루를, 올해를, 사실은 네 엄마가 없었던 지난 이 년을 생각하자 피곤하고, 솔직히 말하자면 두려워. 떠오르는 크림을 보면서 손으로 턱수염을 다시 쓰다듬어. 그런 다음 기침을 하고 신음을 내뱉으며 걱정을 몰아낸다. 이젠 돌이킬 수 없다, 아들아. 돌이킬 수 없어. _본문 17쪽
“난 여기 기억하러 왔어. 지금까지 겪었고 다신 겪지 않을 모든 일을.”(38쪽) 한 편의 모놀로그 연극과도 같은 이 작품 속에서 주인공 모리스 씨는 호텔 바에 홀로 앉아 아일랜드 흑맥주와 위스키를 번갈아 마시며 자신에게 특별한 다섯 사람을 기억에서 불러내 그들에게 건배한다. 모리스 씨의 독백은 바다 건너 아내와 두 아이와 살고 있는 아들 케빈을 향해 이야기하는 형식을 띠는데, 이로 인해 작품을 읽는 동안 모리스 씨와 바에 앉아 그의 조곤조곤한 이야기를 가만히 듣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무던하고 평탄하게 살아온 것처럼 보이던 평범한 노인 모리스 씨가 평생 감춰왔던 사건들을 하나둘씩 꺼낼 때마다 결코 단순할 수 없는 그의 뒤틀린 면모도 점차 드러나는데, 그 뒤틀림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닌 것임을 부인하기가 어렵다. 열등감, 수치심, 분노, 복수심과 다정한 마음과 연민의 감정, 뜨거운 사랑은 한 인간 안에서 온전히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모리스 씨의 인생 이야기는 그의 형 토니를 위한 첫번째 건배사에서 시작된다. 난독증으로 인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어린 모리스 씨가 유일하게 의지했던 형 토니는 어린 나이에 폐결핵으로 사망한다. 그가 죽고 홀로 어른으로 성장한 모리스 씨는 형에 대한 깊은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담은 건배사를 시작하며 어릴 적 우연히 일어난 사건이자 평생 자신을 옥죄는 비밀이 될 사건에 대해 암시해간다. 한편 어린 시절, 모리스 씨와 그의 어머니는 지역의 지주 휴 돌러드와 그의 아들 토머스에게 지독한 학대와 괴롭힘을 당했다. 그러나 운명은 복수의 기회를 주었고 모리스 씨는 그 기회를 움켜쥔다. 어느 날 아버지와 다투던 토머스는 실수로 가문의 보물인 에드워드 8세 금화를 창밖으로 떨어뜨리는데 우연히 지나가던 모리스 씨가 그 금화를 몰래 주워 아무도 찾지 못하도록 숨겼고, 금화를 분실한 토머스는 결국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만다. 그리고 소설은 우연한 사건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서서히 풀어간다.
사산된 딸 몰리에게 건배하는 두번째 장은 딸의 죽음으로 인한 격정적 슬픔으로 가득한 모리스 씨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안에서 드러나는 아내 세이디에 대한 애정, 금화 도난 사건의 엄청난 결과는 이어지는 플롯에서의 반전으로 연결되어 손에서 도저히 책을 놓을 수 없게 한다. 모리스 씨와 아내 세이디의 첫 만남, 처제 노린의 질병에 얽힌 세번째 건배, 그리고 이어지는 기자인 아들 케빈을 위한 네번째 건배, 사랑하는 아내 세이디를 위한 다섯번째 건배에서는 모리스 씨의 사랑과 인생을 건 비밀이 그의 삶을 마지막까지 어떻게 직조하는지 놀라움 속에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그러나 모리스 씨의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후 맞이하는 예상치 못한 반전에 슬픔으로 차오르게 되는 건, 단지 그의 흥미진진한 입담 때문만은 아니다.
인생은 불완전하고 누구든지 외롭다
그러니, 사랑하고 사랑받는 특별한 순간들을 기억하라
소설가 앤 그리핀은 이 첫 작품만으로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와 평단의 스토리텔링 장인이라는 호평 속에서 스타 작가로 부상했다. 그만큼 『모리스 씨의 눈부신 일생』은 모든 탁월한 소설들이 그러하듯 인물들에 대한 작가의 침착하고도 부드러운 시선, 사건을 구성해가는 단단한 이야기 구조,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드러내는 날렵한 통찰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평범해 보이는 인생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절대로 밋밋하지 않다는 소설적 진리를 담은 이 작품은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다시금 교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외로움과 상실 속에서도 묵묵히 인생의 한 걸음을 이어가는 우리를 위한 이야기이기에 그렇다. 모리스 씨가 건네는 이야기에 지나치지 못하고 귀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추천사
사이가 그리 좋지 못했던 아버지가 갑작스런 사고로 돌아가셨지만,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너무도 극적인 죽음이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다. 장례를 치르고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 혼자 식탁에서 밥을 먹던 도중 문득 내가 앉은 자리가 항상 아버지가 식사하시던 곳임을 알게 되었다. 눈앞으로 아버지가 바라보던 풍경이 또렷이 확보되고 그의 모습이 나의 기억 속에서 순서대로 나열되어 펼쳐졌다. 순식간에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그날 처음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실감을 하게 되었고 스펀지가 물을 머금듯 나의 온몸 구석구석에 슬픔이 스며들었다. 『모리스 씨의 눈부신 일생』을 읽고 다시 아버지를 만나게 되었다. 이제는 나 혼자가 아니라 나의 두 아이들과 함께. 펑펑 울었던 그 식탁에서 식사를 하며 우리는 다소 어색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간간이 웃음을 주고받았다. 아직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는 마음의 간극이 남아 있었지만, 그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괜히 안심이 되었다. 아버지의 가장 밝은 미소를 어쩌면 그때 보았던 거 같다. 나 혼자만의 상상일지언정 책의 주인공인 모리스 씨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_봉태규(배우)
“탁월한 작품, 시적인 작가, 그리고 나를 울린 이야기.” _존 보인(소설가,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이야기는 바로 이렇게 하는 것이다.” _세실리아 아헌(소설가, 『PS, 아이 러브 유』)
“마음을 울린다. 저릿하고 서정적이다. 너무도 간명하고 아름답게 서술한다.” _루이즈 페니(소설가, 『스틸 라이프』)
“이 소설의 구성과 구조에 푹 빠져버렸다. 다섯 번의 건배를 통해 한 인간의 생 전체를 말하는 방식은 우리를 이야기 속으로 단단히 끌어들인다. 작가는 차근차근 사려 깊고 아름답게 한 외로운 인간을 그려내는데 우리는 이 인물의 결함에도 불구하고 아니 바로 그 결함 때문에 사랑하게 되고야 만다.” _킷 드 월(소설가, 『My Name Is Leon』)
“강력히 추천한다. 이 잊을 수 없는 데뷔작으로 그리핀은 주목해야 할 작가가 되었다.” _라이브러리 저널
“깊은 감동을 주는 데뷔작. 그리움이 얼마나 강력한지, 후회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그리고 특별한 한 사람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 보여주는 소설.” _북리스트
지은이 앤 그리핀 Anne Griffin
소설가. 1969년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태어나 역사학을 전공한 후 8년 동안 더블린과 런던의 워터스톤스 서점에서 일했다. 2013년부터 글쓰기를 시작하여 2017년 단편소설로 존 맥가헌 문학상을 받았고 헤네시 뉴 아이리시 라이팅 어워드의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첫번째 장편소설인 『모리스 씨의 눈부신 일생』은 2019년 출간되자마자 놀라운 데뷔작이라는 호평 속에 아이리시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아일랜드 북 어워드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피플>, 굿리즈, 인디넥스트 선정 도서에 이름을 올렸다. 이 소설의 큰 성공에 힘입어 앤 그리핀은 드물게 보는 스토리텔링 장인, 마음 깊은 곳을 울리는 비범한 재능이라는 평가 속에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앤 그리핀의 또다른 작품으로는 두번째 장편소설인 『Listening Still』, 2023년 5월 출간된 『The Island of Longing』이 있다.
옮긴이 허진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조지 오웰의 『조지 오웰 산문선』, 샐리 루니의 『친구들과의 대화』, 엘리너 와크텔의 인터뷰집 『작가라는 사람』(전 2권), 지넷 윈터슨의 『시간의 틈』, 도나 타트의 『황금방울새』, 마틴 에이미스의 『런던 필즈』와 『누가 개를 들여놓았나』, 할레드 알하미시의 『택시』, 나기브 마푸즈의 『미라마르』, 아모스 오즈의 『지하실의 검은 표범』, 클레어 풀리의 『금주 다이어리』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중요한 건 사소한 것이란다, 아들아. 사소한 것. _18쪽
나는 창밖을 내다보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부엌을 서성였다. 중얼거리고 계속 움직이면서 지친 내 삶의 또다른 끝, 또다른 상실의 무게를 못 본 척하려 애썼어. _24쪽
세이디는 아주 곧은 직모라 매일 밤 헤어롤러로 빽빽하게 말았어. 그럴 때면 나는 침대에 누워 화장대 앞에 앉은 세이디를 보면서 귀찮게 뭐하러 저럴까 생각했다. 비단같이 매끄럽고 긴 머리, 난 매일 아침 아주 잠깐밖에 못 보는 그 머리가 어때서? 하지만 그거 아니? 화장대 거울에 비친 세이디를 딱 한 번만 더 볼 수 있다면 난 지금 당장 숨을 거둬도 좋다. _32~33쪽
네가 우릴 두고 죽어서 기억의 고리에 영원히 갇혀버렸다면, 세이디와 나는 어떤 말로 너의 미래를 꾸며내고, 네가 절대 알지 못할 모든 것에 대해 한탄했을까? 어쩌면 침묵이 내려앉았을지도 모르지—그건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고, 삶과 죽음의 추하고 끔찍한 진실로부터, 그 벌어진 상처와 지독한 냄새로부터 우리를 감싸주는 얇은 보호막이 됐을 거야. _83쪽
21년 숙성 몰트위스키를 맛본 날 나는 모자를 벗어 그 장엄함에 경의를 표했어. _102쪽
마음이 어떤 건 기억하고 어떤 건 잊겠다고 선택하는지 정말 흥미롭지 않니? _210쪽
네가 멍청했으면 내가 더 행복했을지도 모르겠다. 나랑 똑 닮았으면 말이다. 그러면 말이 통했을 텐데. 아들아, 넌 아버지를 정말 잘못 만났구나. 글도 못 읽는 심술궂은 아버지라니. _236쪽
하지만 아들아, 중요한 건 내가 속하고 싶은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인데 그 사람은 거기 없었다는 거야. 그리고 마음속으로는 나도 알고 있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면 소소한 잡담을 편안하게 나눌 수 있어야 하는데, 내가 설사 그런 사람이었다 해도 사실 난 새로운 삶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그냥 그러고 싶지 않았어. _260쪽
차례
1장
아일랜드 미스 카운티 레인스퍼드
레인스퍼드 하우스 호텔 바
2장
첫번째 건배: 토니를 위하여
흑맥주
3장
두번째 건배: 몰리를 위하여
부시밀스 21년 숙성 몰트위스키
4장
세번째 건배: 노린을 위하여
흑맥주
5장
네번째 건배: 케빈, 너를 위하여
제퍼슨 프레지덴셜 실렉트
6장
마지막 건배: 세이디를 위하여
미들턴 위스키
7장
레인스퍼드 하우스 호텔
허니문스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