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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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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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앤 그리핀(Anne Griffin) 옮긴이│허진 원제│The Island of Longing 발행일│2025년 7월 23일 판형│128*188│쪽수│488쪽│ 정가│18,000원 분야│아일랜드소설 ISBN│979-11-91114-91-1 (03840)

책 소개

잔잔하다가도 순식간에 거품이 부글거리는 바다처럼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가슴 아픈 미스터리
“며칠간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아일랜드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작가, 앤 그리핀 최신작
『모리스 씨의 눈부신 일생』으로 국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앤 그리핀의 최신작 『그 여름의 항해』가 출간되었다. 출간 직후 〈아이리시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십여 개국에 번역 출간된 데뷔작 『모리스 씨의 눈부신 일생』은 앤 그리핀을 유럽권을 넘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소설가로 이끌었다. 차기작을 기다리던 전 세계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신작 『그 여름의 항해』는 “앤 그리핀 최고의 역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전작 『모리스 씨의 눈부신 일생』이 한 사람의 지난했던 일생을 되돌아보는 이야기였다면, 신작 『그 여름의 항해』는 가족의 상실이라는 비극적 사건을 통과하며 그 이후까지 내다보는 이야기이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가슴 아픈 미스터리다.
어느 평범한 오후, 주인공 로지는 딸 시어셔가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오는 모습을 창 너머로 본다. 하지만 딸은 끝내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팔 년의 시간이 흘렀고 딸이 여전히 살아 있다고 믿는 사람은 오직 로지뿐이다. 소설은 이야기를 두 갈래로 보여준다. 하나는 딸을 기다리며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는 로지의 시점, 다른 하나는 실종된 시어셔의 시점이다. 각 장 사이사이에 짧은 단편처럼 삽입된 시어셔의 실종 당일 이야기를 따라 읽는 독자는 서서히 사건의 전말을 파악한다. 독자는 로지보다 시어셔의 행방을 딱 한발 먼저 아는 상태로 로지를 바라본다. 이 독특한 형식이 자아내는 긴장감 속에서 우리는 강박적으로 희망을 붙들고 심리적 붕괴를 겪다가 다시 숨쉬는 법을 배우는 로지의 감정적 여정을 함께하게 된다.
해일처럼 닥쳐온 삶의 고통
물러서지 않는 선장 그리고 어머니
『그 여름의 항해』는 로지가 고향 로어링 베이로 돌아가며 시작된다. 슬픔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로 멀어져버린 가족. 집은 어색한 침묵만이 감도는 공간이 되어버렸다. 결국 부부는 떨어져 지내며 숨 돌릴 시간을 갖기로 한다. 적막만이 가득한 집과 다르게 섬은 자연과 이웃들의 소리가 가득하다. 가문의 일원과도 같은 여객선 이브니스를 모는 일은 로지를 다시 숨쉬게 한다. 매일 아침 일과를 함께하지만 서로의 아픔을 캐묻지는 않는 새로운 친구도 사귀며 로지는 오래전에 잃어버린 무언가를 되찾은 듯한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로지에겐 여전히 답을 찾기 어려운 질문이 남아 있다. 시어셔에게 어떤 일이 닥친 걸까? 시어셔가 어떤 잔인한 일을 당했는지 모르는데 이곳에서 위로를 받아도 될까? 우리 가족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게다가 로지는 섬에서 새로운 갈등도 마주한다. 가족과도 같은 배, 이브니스를 잃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섬에 안고 온 슬픔과 눈앞에 닥친 난관, 로지는 이 모든 것을 헤쳐나가야 한다.
분열된 가족을 다시 끌어안기 위한 항해
회복에 이르는 길에 대한 우아하고 깊이 있는 탐색
인간의 회복력을 오랫동안 탐구해온 작가 앤 그리핀의 역작인 『그 여름의 항해』는 슬픔의 한가운데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다시 웃음을 찾는가에 대한 격정적이고도 우아한 답변이다.
이브니스에 승객들을 태워 본토와 섬을 오가던 선장 로지는 이제 『그 여름의 항해』에 독자들을 싣고 해체되었던 가족의 유대가 다시 힘겹게 결합되는 순간을, 그곳까지 가는 감동적인 여정을 보여줄 것이다. 『그 여름의 항해』는 삶의 의미를 잃었던 인물이 고통스러운 진실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회복으로 나아가는가를 섬세하게 파고드는, 탁월한 이야기꾼 앤 그리핀의 작가적 역량이 만개한 작품이다.

추천사

“앤 그리핀은 『그 여름의 항해』를 통해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_빌리  오캘러건(소설가)
“가족의 상실과 다시 이어진 유대를 그린 우아하고 감동적인 이야기. 앤 그리핀 최고의 역작.” _존 보인(소설가)
“앤 그리핀의 소설 중 가장 복잡한 감정을 다루는 소설. 독자의 가슴을 저미면서도 희망과 위로를 잃지 않는다. 우리가 무너질 때, 다시 우리를 붙들어주는 것이 무엇인지 꿰뚫어보는 소설.” _아이리시 타임스
“앤 그리핀은 작은 마을 공동체와 그곳을 구성하는 인물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재능이 있다.” _아이리시 선데이 타임스
“공동체의 치유력을 다룬 매력적인 소설.” _세라 길마틴(소설가)
“앤 그리핀의 소설답게 매 순간 흥미진진하다. 삶에 대한 희망과 절망 사이를 탐구하는 뛰어난 소설.” _대니엘 매클로플린(소설가)
“아름답고 감동적이며 가슴 아픈 미스터리. 『그 여름의 항해』는 고요하면서도 강렬한 희망을 품고, 유머와 공감이 배어나는 시선으로 상실과 소속감에 대해 탐구한다.” _크리스 휘터커(소설가)
“페이지마다 주인공의 마음에 공감헀다. 넘치는 긴장감만큼이나 깊은 만족감을 주는 소설.” _마고 리브시(소설가)

책 속에서

이십 년 후 나는 아빠처럼 페리 선장이 된다. 그로부터 이십구 년 후에는 완전히 망가진 상태로, 하지만 다시 배의 키를 잡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더블린에서 돌아온다. 여전히 한 사람의 아내이자—더블린에 있는 남편은 생각이 달랐을지도 모르겠다—어머니였지만.
어머니.
나는 섬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중대한 순간, 이 말의 둥글둥글하고 완전한 의미 때문에 내가 그 이름을 가질 자격이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 떨렸다. 나에게는 아이가 둘 있다. 콜만, 애칭으로 컬리라고 부르는 아들은 스물세 살이고 더블린에 산다. 그리고 시어셔, 컬리보다 두 살 위인 시어셔는 어렸을 때 우리 가족이 매년 휴가철에 로어링 베이로 돌아오면 마치 할아버지와 줄로 매여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 뒤를 졸졸 쫓아다녔다. 장화를 신고 페리의 조타실 계단을 올라가다 넘어지기도 하고 할아버지가 출항을 알리면 꺄르르 웃기도 했다.
둘 다 내 아이지만 둘 다 완전히 빼앗겼다. _15쪽
“로지, 당신은 어떤지 모르지만 내가 여기 온 건 다시 차분하게 숨쉬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예요, 그게 다예요. 수수께끼 같은 건 아무것도 없어요. 우리 모두 각자의 짐이 있잖아요, 안 그래요? 내가 아는 건 내 짐이 아주 무겁다는 거예요.” _99쪽
이기와 나는 아무런 사연도 없는 것처럼 서로의 곁에 존재했고, 둘 다 무언가를 잃은 적이 없는 것처럼 웃었다. 비가 그치고 그의 집 지붕에 앉아 이기가 사랑하는 커피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볼 때 특히 그랬다. 나는 커피를 점점 좋아하게 되었다. _111쪽
“데려가라고 할 거예요.”
나는 시선을 돌려 벽난로 위에 놓인 출산 축하 카드를, 특히 부리에 분홍색 아기띠를 문 황새 그림 카드를 보았다. 정말 진심이었다. 내가 그녀의 눈을 보면서 말했다면 간호사는 평범한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아님을, 처음으로 엄마가 되어서 지쳐버린 흔해빠진 경우가 아님을 알았을 것이다. 그녀가 상대하는 것은 악마, 자기 아이를 사랑하는 법을 전혀 모르는 잔인한 여자였다.
바로 거기서 십칠 년 뒤 우리에게 일어날 모든 일의 씨앗이 뿌려졌다. 바로 거기에 그것이, 그 조각이, 작은 도토리가, 우리 미래의 시작이 있었다. 그 누구도 탓할 수 없었다. 바로 나였다. 내가 시어셔를 데려가라고 했다. _218~219쪽
내가 시어셔와 함께 갔던 그 어두운 곳이 지금까지도 나를 괴롭힌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아무리 스스로를 달래보아도 그 생각이 내 머릿속에 숨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그래서 가끔 나는 하던 일을 멈추고 내가 딸이 사라지기를 바랐었다는 생각에 눈을 꼭 감는다. _220쪽
“시어셔는 돌아오지 않아, 로지.” 그가 조용히 말했다. “절대 돌아오지 않아.” _288쪽
“이브니스는 바로 나예요, 이기. 유일하게 남은 내 일부라고요. 알겠어요?”
나는 이기의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아닌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당신한테는 내가 있잖아요, 로지. 디어미드랑 패치도 있고요.”
내가 고개를 저었다. “당신은 정말 이해를 못하는군요, 그렇죠?” _418쪽
“우리 원래 이러지 않잖아요, 이기. 서로의 인생을 판단하지 않잖아요. 이브니스는 늘 나의 일부였어요. 내가 이 섬에 살지 않을 때에도 내 머릿속에 있었어요. 이브니스는 지금 이 끔찍하고 거지 같은 인생에서 내가 유일하게 평화를 느끼는 곳이에요. 그 배는 내가 유일하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곳이에요. 시어셔가 내 곁에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요. 시어셔는 바로 거기에 있어요. 난 거기서 시어셔에게 말을 걸고 시어셔와 함께 웃어요. 그걸 포기할 순 없어요,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내가 말을 멈추고 두 팔로 나를 꼭 감싸안았다. _419~420쪽
“시어셔를 찾았대.”
그 드넓은 만에서 내 주변 공기가 도망치는 것 같았다. 빨려나가는 것 같았다. _449쪽

지은이

앤 그리핀Anne Griffin
1969년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역사학을 전공한 후 팔 년 동안 더블린과 런던의 워터스톤스 서점에서 일했다. 2013년부터 글쓰기를 시작하여 2017년 단편소설로 존 맥가헌 문학상을 받았고 헤네시 뉴 아이리시 라이팅 어워드의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첫번째 장편소설인 『모리스 씨의 눈부신 일생』은 2019년 출간되자마자 놀라운 데뷔작이라는 호평 속에 〈아이리시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아일랜드 북 어워드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피플〉, 굿리즈, 인디넥스트 선정 도서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두번째 장편소설 『Listening Still』을 펴냈다.
2023년 출간된 세번째 장편소설 『그 여름의 항해』 역시 아일랜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옮긴이

허진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 조지 오웰의 『조지 오웰 산문선』, 샐리 루니의 『친구들과의 대화』, 엘리너 와크텔의 『작가라는 사람』(전 2권), 지넷 윈터슨의 『시간의 틈』, 도나 나트의 『황금방울새』(전 2권), 마틴 에이미스의 『런던 필즈』(전 2권)와 『누가 개를 들여놓았나』, 나지브 마흐푸즈의 『미라마르』, 앤 그리핀의 『모리스 씨의 눈부신 일생』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