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에서 생긴 일

판매개시일
2023/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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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마거릿 케네디 옮긴이│박경희 발행일│2023년 7월10일 ISBN│ 979-11-91114-47-8 03840 판형│128*188mm (무선) 쪽수│532쪽 정가│18,000원
듀나, 김용언(미스테리아편집장) 추천!
새롭게 발굴된 클래식 빈티지 미스터리
애거사 크리스티, 대프니 듀 모리에와 함께 기억될 이름
마거릿 케네디 국내 최초 출간!
영미 문학계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20세기 중반의 베스트셀러 작가, 마거릿 케네디의 소설이 복복서가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근래 작가의 주요 작품들이 재출간되며 새롭게 주목받는 가운데 특히 『휴가지에서 생긴 일』은 독특한 서스펜스, 도덕극과 미스터리와 코미디를 엮는 능란한 스토리텔링, 캐릭터 스터디를 방불케 하는 다채로운 등장인물, 정교하게 짜여진 플롯 등이 찬사를 받으며 지금의 독자들에게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소설이다.
무너진 절벽 아래 흔적 없이 사라진 호텔, 살아남은 자는 누구인가?
우정과 로맨스, 왁자지껄 소동 속 차례로 폭로되는 죄
재난이 일어나기까지 그 여름 해변의 호텔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1947년 여름, 영국의 해변 휴가지 콘월. 갑자기 절벽이 붕괴되어 그 아래 위치한 호텔이 매몰된다. 소설은 사망자들의 장례식 설교를 준비하던 신부가 생존자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친구에게 들려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참사 일주일 전으로 돌아가 남겨진 편지와 일기, 대화, 장면 등을 통해 그 일주일 동안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누가 죽었고 왜 죽었으며 살아남은 자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여름 휴가를 앞두고 펜디잭 호텔에 모여든 투숙객과 직원들은 모두 예사롭지 않다.
이기적인 귀족, 나태한 궤변론자, 괴상한 성직자와 위축된 그의 딸, 몽상하는 아이들, 심술궂은 객실 책임자, 각자의 우울에 빠져 있는 부부, 위악적 소녀, 예술가인 척하는 작가와 그녀의 어린 정부 등등.
이들은 만나자마자 부딪히고 서로에 대해 오해하고 질투하고 매력을 느끼는 등 여러 감정을 품게 된다. 설전이 오가고 갈등이 폭발하며 한편으론 우정과 로맨스가 싹트는 가운데 처지가 다른 두 집안의 아이들이 그들만의 기이한 방식으로 어울리면서 해변에는 기이한 소동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서서히 심판의 시간이 다가온다. 이것은 불가항력, 즉 신의 행위인가 아니면 인간이 초래한 일인가?
인간군상의 입체적 초상이자 죄와 구원에 대한 경쾌하고 예리한 탐구
1950년에 첫 출간된 『휴가지에서 생긴 일』은 탐정과 범인이 등장하는 정통 미스터리와는 달리 ‘죽은 자가 누구인가’ 그리고 ‘왜 죽었는가’라는 질문에서 촉발된 서스펜스가 중심인 독특한 작품이다.
1937년 구상 당시, 기독교의 일곱 가지 대죄를 현대의 인물들로 형상화하여 당대의 강박을 다루고자 했던 이 소설은 제2차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평범한 일상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해버린 폭격의 공포와 물자 부족으로 인한 고통, 삶과 죽음이 순식간에 갈린 데에서 비롯된 실존적 공포 등 런던대공습 직후의 사회분위기를 반영하게 된다. 이는 천재지변이라는 알레고리를 통하여 작품 속에서 흥미롭게 변주되는 바다.
동시에 교만, 시기, 나태, 탐식, 분노, 정욕, 탐욕 등 일곱 가지 대죄가 소설 속에 선명히 드러나지만 선악이 이분법적으로 구분되지 않으며 캐릭터 사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인물들은 입체적이고 다채롭다. 한편 일곱 가지 대죄를 상징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죄명과 똑같은 알파벳으로 시작하는데 이렇듯 작가가 숨겨놓은 일종의 퍼즐을 맞춰보는 재미도 있다.
짓궂은 코미디와 고전적 도덕극이 결합된 이 소설에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악의가 손에 잡힐 듯 묘사되지만 바탕에 흐르고 있는 것은 구원의 가능성이다. 이는 코브가 아이들을 축으로 따뜻하게 표출된다. 돌봄 받지 못하고 극도의 내핍 속에 살아가면서도 편견 없는 관용의 마음을 보여주는 아이들. 그리고 삶을 포기하려다 휴가지에서의 인연으로 전혀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페일리 부인의 이야기 역시 작품을 관통하는 정신이라 할 것이다.
『휴가지에서 생긴 일』은 재출간 당시 ‘휴가철 꼭 읽어야 할 책’ 혹은 ‘여름에 읽기 좋은 책’으로 사랑받았던 만큼 부담 없이 즐기면서도 곱씹을수록 풍성하고 다층적인 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인간성의 유쾌하지 않는 이면을 직시하는 작가의 꼿꼿한 정신은 작품 속 모든 농담과 뾰족한 디테일에서 여지없이 빛나며 인물들이 빚어내는 생생한 희비극은 눈 앞에서 연극을 감상하는 것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러면서 죽음이라는 갑작스러운 재난을 숙명적으로 앞두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숙고하게 하는 작품이다.
책 속에서
세상에 대한 그들의 무지는 경이로웠다. 왜냐하면 그들의 어머니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하거나 갖게 해줄 형편이 되지 않았으므로. 그러나 백일몽은 돈이 들지 않았기에 그들은 꿈속에서 살았고, 찾아낼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모아 갈망을 키워갔다. 동화에서 툭 튀어나온 듯하고 무모한 기퍼드가 아이들은 그들에게 파티 그 자체였다. _69~70쪽
“음…… 난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대량생산품은 되기 싫어요. 나만의 개성을 가지고 싶다는 말이죠.”
낸시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든 것이 너무도 잘 이해되었다.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 _82쪽
어른들이 이상하게 행동할 때 아이들이 흔히 그러듯 그들만의 세계로 도피했다. _125쪽
그는 세상을 구하려면 죄 없는 사람들의 고통이 필요하다고 했다. 곳곳의 희생양, 힘없고 기댈 곳 없는 사람이야말로 인류를 지탱하고 지켜주는 구세주들이라고. 그녀는 그가 한 말을 정확히 기억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동안 곧 엄청난 발견을 할 것 같은 묘한 느낌이 들었다. _143쪽
당신은 홀로 온전할 수 없다고요. 그런 사람은 없어요. 우린 누구나 전체에 속하는 일부일 뿐이에요. 떨어져나온 팔에 온전함이란 없어요. _ 219쪽
블란치는 오늘도 내일만큼 좋다고 대꾸했다. 파티가 끝나도 언제까지나 기억할 거라고. “내일 이맘때쯤 우리는 곶에서 신나는 파티를 열 거야. 지금은 여기서 그 생각을 하고 있지. 먼 훗날 우리는 또다른 장소에서 그 파티를 생각할 거야. 그러니까 뭐랄까, 여러 장소에서 오랫동안 반복해서 같은 일이 일어나는 거지.” _436쪽
못된 사람은 몇 명뿐이지만, 그들이 나머지 사람들을 지옥으로 몰아가고도 남아요. 소수가 다수에게 그토록 해를 끼칠 수 있다니, 믿지 못하실 거예요. _449~450쪽
추천의 말
펜디잭 호텔에는 당시 영국 사회와 계급을 대표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이전에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 같은 수많은 연결지점이 생겨난다. 케네디는 인간군상의 복잡함과 입체성을 잘 이해하는 작가이며 이는 풍성하고 다채로운 멜로드라마의 형태로 완성된다. 그렇다고 결말의 단호함이 바뀌는 건 아니지만 거기까지 이어지는 수십 개의 미로는 결코 단조롭지 않다. _듀나(작가)
계층간 갈등과 가족 내 불화의 미묘한 양상들을 솜씨 좋게 배치하며, 똑같은 고통을 겪더라도 어떤 이는 왜 다른 선택을 하는지, 어떤 이가 왜 좀더 자신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고 타인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는지 조명한다. _김용언(『미스테리아』 편집장)
휴가철 해변에서 읽기에 딱 맞는 소설. 아주 재미있고 통찰력이 번뜩인다. 끝까지 조마조마한 긴장 속에 당신을 해변의 접이식 의자에 붙박아놓을 소설. _데일리 메일
얼마나 정교하게 짜여진 작품인지 알아차리지 못한다 해도 이해할 수 있다. 일단 재미에 압도될 테니까. _캐시 렌트젠브릭(작가)
제인 오스틴의 축소판 같은 매력. _옵저버
긴장감 넘치는 한편 인간적이고 감동적인 데다 지독하고 웃기기도 하다. _엘리자베스 보엔(소설가)
세상에, 어찌나 근사한지. 정말 예리하고 재미있다. 페이지가 절로 넘어가는 소설!
_리사 에번스(작가)
이야기의 재능, 남다른 개성, 우아함, 특유의 마력까지, 이 소설에는 모든 게 다 있다.
_엘리자베스 젠킨스(소설가), 맨체스터 가디언
차례
프롤로그 009
토요일 019
일요일 089
월요일 149
화요일 227
수요일 309
목요일 377
금요일 455
해설 | 김용언(『미스테리아』 편집장)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 523
추천의 말 | 듀나(작가) 529
저자 소개
지은이 : 마거릿 케네디
영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1896년 런던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했다. 총 15편의 소설과 문학 비평을 발표했고 제인 오스틴의 전기를 저술하기도 했다. 1924년 두번째로 발표한 장편소설 『The Constant Nymph』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며 작가로서 입지를 다지게 된다. 이 작품은 수차례 연극과 영화로 만들어졌다. 21세기 들어 『휴가지에서 생긴 일』과 『Lucy Carmichael』 『The Midas Touch』가 복간되는 등 영미 문학계에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작가의 아홉번째 소설인 『휴가지에서 생긴 일』은 1937년 기독교의 일곱 가지 대죄를 현대적 인물로 형상화하여 각각 단편소설을 써보자는 케네디와 친구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제2차세계대전을 거치며 죄에 대한 오래된 질문에 사회적, 정치적 맥락이 더해진 이 작품은 1949년 『레이디스 홈 저널』에 「Never Look Back」이라는 제목의 축약된 형태로 처음 게재된 후 이듬해 정식으로 출간된다. 『휴가지에서 생긴 일』은 2021년 영국에서 재출간된 이후 지금의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널리 사랑받고 있다.
옮긴이 : 박경희
독일 본대학교에서 번역학과 동양미술사를 공부하고, 번역가로 일하며 한국문학을 독일어로 번역해 해외에 소개하는 일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이언 매큐언의 『암스테르담』, 헤르타 뮐러의 『숨그네』, 귄터 그라스의 『고양이와 쥐』, 넬라 라슨의 『패싱』, 닉 혼비의 『슬램』, 존 더스패서스의 『맨해튼 트랜스퍼』, 루트 암만 외 『내면의 그림』, 유디트 샬란스키의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