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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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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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The Denial of Death 분야 | 인문 판형 | 140*210mm (양장) 쪽수 | 484쪽 가격 | 30,000원 발행일 | 2025년 5월 30일 ISBN | 979-11-91114-87-4 (03100)
◆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
◆ 초끈이론, 우주론을 이끈 물리학자 브라이언 그린 서문 수록
죽음학의 명실상부한 고전
세계적인 문화인류학자 어니스트 베커가 남긴 기념비적 저작
“이 책은 내 학자적 영혼의 평안을 위한 시도이자 지적 사면을 위한 청원이다. 내가 쓴 최초의 성숙한 저작이라고 생각한다.” _어니스트 베커
출간된 지 5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철학, 사회학, 심리학, 신학 등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며 죽음학 분야의 명실상부한 고전으로 자리잡은 『죽음의 부정』을 새롭게 선보인다. 수많은 저작에 인용되며 독자의 지적인 호기심과 관심을 자극해온 책이지만, 국내에서 절판되면서 그간 큰 아쉬움을 안겼다. 복복서가에서 출간하는 이번 판본에서는 노승영 번역가가 직접 기존 번역을 다듬고, 초끈이론과 우주론을 이끈 세계적인 물리학자 브라이언 그린의 서문을 더했다. 브라이언 그린은 베커의 책을 읽고 자신의 탐구열을 올바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고 술회한다.
“인간을 움직이는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죽음의 공포”라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치는 이 책은 일생 동안 인간 본성과 죽음에 대해 탐구한 어니스트 베커의 사상을 집대성한 역작이다. 베커에게 죽음의 공포란 “인간 행위를 놀랍도록 명료하게 이해하는 열쇠”였다. 대장암으로 자신의 죽음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도 그는 이 책을 집필하는 일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죽음의 부정』의 서문을 쓴 철학자 샘 킨이 병실을 찾아갔을 때, 베커는 이렇게 말했다. “최후의 순간에 절 찾아오셨군요. 제가 죽음에 대해 쓴 모든 것을 드디어 검증할 때가 되었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죽는지,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보여줄 기회가 찾아온 거죠. 제가 과연 존엄하고 인간답게 죽음을 맞이하는지, 죽음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이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그의 이 흔들림 없는 의연함은 명료하고 예리한 통찰로 응축되어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책은 베커가 세상을 떠난 뒤 출간되어, 1974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길이 남을 대담한 역작. 짜릿한 지성과 열정이 담긴 낙관적이고 혁명적인 책. _뉴욕 타임스 북 리뷰
독자의 사고, 지적 호기심, 영혼을 자극하는 드문 걸작이다. _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정신의학자, 『죽음과 죽어감』 저자)
필멸이라는 운명을 맞닥뜨린 인간의 딜레마
죽음을 부정하려는 보편적 욕구에 관한 문명사적 분석
다른 생명체와 달리 인간은 지금 이 순간 너머를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당장 닥친 현재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상상한다. 인간만이 지닌 이 능력은 자연 세계 내 다른 생명은 해낼 수 없는 놀라운 성취를 이뤄내게 했다. 폭넓고 깊은 사유를 통해 세상에 없던 물건을 발명하고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창조해내고 사회와 국가를 구성해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인간이 지닌 이 독보적인 능력도 힘을 잃는 때가 있었으니 바로 모든 인간이 끝내 마주할 수밖에 없는 삶의 종말, 즉 죽음의 순간이다. 특출난 능력도 치밀한 전략도 죽음 앞에서는 무력할 뿐이며, 이를 피해 갈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예외 없이, 모든 인류를 기다리는 미래는 죽음이라는 영토다. 가장 뛰어난 생명체임에도 필멸의 운명을 거스를 방도는 없다는 것, 이것이 인간 조건의 아이러니이자 딜레마다. 그러니 인간이 죽음에 대해 본능적인 거부감과 공포를 느낄 수밖에.
위풍당당하게 우뚝 솟아 자연으로부터 돋보인다는 점에서 자신이 독보적임을 자각하면서도, 눈멀고 말문이 닫힌 채 1미터 아래 땅속으로 돌아가 영영 썩어 사라진다. 이것은 우리가 처한, 짊어진 채 살아가야 하는 끔찍한 딜레마다. _77쪽
베커는 모든 인간에게 죽음에 대한 공포가 보편적으로 존재한다고 역설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이 세상에서 사라진 뒤에도 여전히 영속할 만한 가치와 의미가 있는 것을 남기려 생애 내내 분투한다고 말이다. 베커에 따르면 우리가 행하는 일들은 모두 죽음에 대한 고통스러운 자각을 가라앉히려는 시도다. 신앙에서 희망을 찾거나 자손을 번식하는 비교적 온건한 방식도 있지만, 때로는 다른 생명을 살육하거나 전쟁을 일으키고 자연을 파괴하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떻게 해도 진짜 불멸을 얻을 수는 없다. 이 책에서 베커는 이러한 ‘가짜’ 불멸을 위한 투쟁이 세상에 악을 불러온다는 주장을 펼쳐 보인다. 심리학, 정신분석학, 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종합하고, 지크문트 프로이트, 쇠렌 키르케고르, 에리히 프롬, 오토 랑크 등 주요 사상가들의 철학, 사회문화적 분석을 바탕으로 평생 천착해온 주제인 죽음을 깊이 파고든다.
이것이 공포의 근원이다. 무에서 생겨나 이름, 자의식, 깊은 내적 감정, 삶과 자기표현에 대한 고통스러운 내적 열망을 가지는 것, 이 모든 것을 가지고도 죽어야 한다는 것. 마치 장난 같다. _168쪽
우리를 사납게 뒤쫓는 죽음의 공포
베커가 남긴 지독하게 연약하고 놀랍도록 강력한 희망
인간 행위의 모든 동기가 죽음의 공포라는 것은 달리 말하면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 역시 죽음이라는 뜻일 테다. “땅속으로 돌아가 영영 썩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인간 조건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일은 역설적으로 우리를 더욱 충만한 삶으로 이끌지도 모른다. 필멸의 운명을 자각하면 이 삶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눈이 한층 맑아질 테고, 이는 더욱 가치 있는 삶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것이다. 원초적인 불안을 없앨 수는 없겠지만, 불안의 핵심에 있는 진실을 똑바로 마주함으로써 이를 원천으로 고유한 사상을 발전시키거나 또다른 차원의 사유로 뻗어나가며 성장할 수 있다. 베커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뿐이라는 비관적이고 체념적인 선언을 넘어, 우리가 이 삶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고민하게 한다. 그러니 『죽음의 부정』은 죽음뿐 아니라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책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우리는 악의 지배를 늘리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있고 줄이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있다. 내일의 대본은 아직 쓰이지 않았다. 결국 베커가 우리에게 남긴 희망은 지독하게 연약하고 놀랍도록 강력하다. _「서문」, 샘 킨
■ 추천사
“최근 10년간 가장 도전적인 책 중 하나.” _아나톨 브로이어드(작가, 문학평론가)
“이 책은 남들이 조각조각 찢어 쓸모없게 만든 것을 다시 모은다. 독자의 사고, 지적 호기심, 영혼을 자극하는 드문 걸작이다.” _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정신의학자, 『죽음과 죽어감』 저자)
“길이 남을 대담한 역작. 짜릿한 지성과 열정이 담긴 낙관적이고 혁명적인 책.” _뉴욕 타임스 북 리뷰
“훌륭한 정신철학적 종합이며, 진정으로 중요한 책으로 꼽힐 만하다. 베커의 글은 설득력 있으며 빛나는 통찰이 담겨 있다. 정신분석과 이성 자체의 한계를 가차없이 능숙하게 규명하여 인간이 죽음과 삶의 상충하는 공포를 초월하도록 한다. 이 책은 분명 대작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이 책을 읽으면 새로운 가능성을 포착하여 새로운 종합을 빚는 마음의 전개 과정에 내재한 기쁨을 알게 된다. 『죽음의 부정』은 걸작이다. 20세기, 아니 모든 세기를 통틀어 위대한 책으로 손꼽히리라.” _앨버커키 저널 북 리뷰
“박식한 달변의 교수가 쓴 빼어난 책. 지크문트 프로이트, 오토 랑크, 쇠렌 키르케고르, 카를 융, 에리히 프롬 같은 거장의 이론에 놀라운 통찰을 담아낸다. 아주 훌륭한 책이다.” _베스트 셀러스
“정신철학 천재들의 사상을 부활시키고 소생시키는 인간학의 탁월하고도 열정적인 종합. 『죽음의 부정』은 이 사상들을 명료하고 아름답고 놀랍도록 간결하게 조합하여, 인간의 의미 있고 합리적인 생존의 가능성을 설명하는 유기적 이론 체계를 구축한다.” _미니애폴리스 트리뷴
“대단하다. 의미 있는 ‘인간 과학’을 창조하려는 베커의 시도는 정점에 이르렀을 뿐 아니라 승리를 거두었다. 사회학자와 이론가를 넘어 모든 유한한 존재에게 말을 거는 감동적이며 중요하고 필수적인 저작이다.” _코먼윌
“균형 잡히고 설득력 있고 독창적이다. 점진적으로, 또한 신중하게, 박식함과 활력을 발휘하며 정교한 정신분석적 사고(와 이따금 불거지는 혼란)와 총체적 철학 문헌을 소개한다.” _워싱턴 포스트 북 월드
“심리학과 신학에 대한 우리 시대 방대한 탐구의 종합에 독창적이고 창의적으로 기여한 책.” _보스턴 헤럴드 아메리칸
“매혹적인 동시에 재기가 스며 있다. 죽음에 대한 견해를 연구한 책 가운데 가장 흥미로우며 틀림없이 가장 창의적이고 용기 있는 책이라 하겠다.” _미네소타 데일리
“인간의 본성과 삶(과 죽음)의 짐에서 벗어나려는 부단한 노력에 대한 신학적 통찰과 심리학적 통찰의 심오한 종합. 이 책이 얼마나 중요한 책인지는 아무리 이야기해도 지나치지 않다. 베커는 목표를 멋지게 달성했다. 그의 노력은 꼭 필요한 것이었다.” _시카고 선 타임스
■ 책 속에서
퀴블러 로스가 우리로 하여금 품위 있게 죽는 법을 실천하게 해주었다면 베커는 죽음에 대한 성찰이 두려움과 공포와 존재론적 불안을 동반할 수밖에 없음을 일깨웠다. _21쪽
우리는 제국을 정복하고 신전을 건설하고 책을 쓰고 가족을 이루고 부를 쌓고 발전과 번영에 이바지하고 정보사회와 전 세계적 자유시장을 창조하는 일에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가짜 불멸을 얻는다. 인간의 삶에서 주된 임무는 영웅이 되어 죽음을 초월하는 것이기에 모든 문화는 은밀한 종교성이 깃든 교묘한 상징체계를 구성원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는 문화 간의 이데올로기적 갈등이 본질적으로 불멸 기획 사이의 전투, 즉 성전聖戰임을 뜻한다. _22쪽
죽음은 인간 활동의 주된 원동력이다. 이 활동의 목표는 대체로 죽음이라는 숙명을 피하고, 죽음이 인간의 최종 목적지임을 부정함으로써 죽음을 극복하는 것이다. _29쪽
영웅주의란 무엇보다 죽음의 공포에 대한 반사작용이다. 우리는 죽음과 맞서는 용기를 무엇보다 존경한다. 그런 용기에 가장 높고 꾸준한 경배를 바친다. 죽음과 맞서는 용기가 우리를 깊이 감동시키는 이유는 우리 자신이 죽음 앞에서 얼마나 용감할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_54쪽
죽음은 진짜 얼굴을 좀처럼 보여주지 않기에 대다수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겉모습 아래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보편적으로 존재한다. _60쪽
인간 조건의 아이러니는 죽음과 소멸의 불안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가장 깊숙한 욕구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불안을 깨우는 것은 삶 자체이므로 우리는 온전히 살아가는 것을 회피해야 한다. _135쪽
불멸 충동은 죽음 불안에 대한 단순한 반사작용이 아니라 자신의 전 존재로서 삶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_265쪽
우리는 자신이 누구이고 왜 여기 있는지 까맣게 모른 채 살아가지만 삶에 의미가 있어야만 한다는 것은 안다. _269쪽
살아 있는 피조물이 삶과 죽음을 피할 방법은 전혀 없으며 그러려고 너무 열심히 노력하면 자신을 파괴하게 된다는 것은 아마도 역설적 진실일 것이다. _308쪽
사람이 자존감과 관련하여 가장 어려움을 겪는 때는 언제일까? 그것은 바로 운명의 영웅적 초월이 가장 의문시될 때, 삶의 영속적 가치인 자신의 불멸에 의심이 들 때다. 즉, 자신의 지난 삶이 우주적 차이를 조금이라도 만들어냈다는 확신을 하지 못할 때다. _350쪽
삶을 두려워하면 죽음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게 된다. _351쪽
태곳적부터 인간의 독특한 문제는 삶에 영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 삶을 특별한 불멸의 차원으로, 나머지 모든 유기체를 특징짓는 삶과 죽음의 순환을 넘어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이었다. _382~383쪽
■ 차례
2023년판 서문 | 브라이언 그린(물리학자)
서문 | 샘 킨(철학자)
저자 서문
1장. 머리말: 인간 본성과 영웅적인 것
1부. 영웅주의의 심층심리
2장. 죽음의 공포
3장. 정신분석학 기초 개념의 재정립
4장. 필수적 거짓으로서의 인간 성격
5장. 정신분석가 키르케고르
6장. 프로이트의 성격 문제를 재조명하다
2부. 영웅주의의 실패
7장. 인격이 부리는 주술—부자유의 핵심
8장. 오토 랑크—키르케고르 정신분석의 완결
9장. 정신분석의 현재 결과
10장. 정신질환의 원인
3부. 회고와 결론: 영웅주의의 딜레마
11장. 정신분석과 종교: 영웅적 개인이란 무엇인가?